선생님, 생일을 축하합니다.
  오늘이 오면 늘 동무들과 함께 꽃다발을 엮어 선생님을 찾아가던 이 제자 오늘은 백두산이 바라보이는 삼지연기슭에서 삼가 머리숙여 축하의 인사를 드립니다.
  중학교를 졸업하면서 조국이 부르는 영예로운 초소들로 떠나던 우리들에게 선생님은 이렇게 말씀하시였지요.
  《…너희들을 기다리겠다.》
  비꽃이 조금만 뿌려져도 등교길에서 우산을 들고 한참이나 이 제자를 기다리시던 선생님, 시험기간의 마지막 밤 제자들의 성적을 기다려 온 밤 교실을 떠나지 못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눈앞에 어려옵니다.
  그러고보면 선생님의 한생은 마치 기다림의 한생인것같습니다.
  선생님, 지금 평양과는 달리 여기에는 마가을 찬바람이 부는데 대지를 덮어주는 꽃이불마냥 무수히 피여난 들국화의 모양은 선생님이 우리 제자들을 위해 걷고 걸으신 수많은 자욱들같습니다.
  통쾌한 득점의 한꼴을 기다리는 체육인도 있고 연구실험의 성공소식을 기다리는 연구사도 있지만 오로지 한평생 제자들의 위훈의 소식만을 기다리시는 선생님…
  선생님, 나는 이제 선생님앞에 고마움의 꽃다발만을 안고 가는 그런 제자가 되고싶지 않습니다.
  나는 선생님의 그 기다림을  조국이 우리 청년들에게 거는 기대와 믿음으로 새겨안았습니다.
  온 나라 인민의 마음이 달려오는 삼지연기슭에서 선생님의 기다림앞에, 조국의 기대앞에 떳떳이 나설 의지를 백두산바람으로 가다듬으며 생일축하의 이 마음 아름답고 싱싱한 들꽃잎 한줌에 정히 담아 선생님 계시는 평양의 하늘가로 날려보냅니다.
  선생님, 다시 한번 생일을 축하합니다.
  항상 건강하십시오.
  -백두산이 바라보이는 삼지연에서 제자 강은진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