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경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살며시 눈을 떴다.
  벽시계의 매 눈금도, 달력에 새겨진 조그마한 글자도 다 보였다…
  이것이 정말인가?
  단 하루만에 시력이 이렇게 회복될줄이야.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5나 되는 안경을 끼고 다녔다.
  왜서인지 열네살 잡히던 해부터 눈이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 20살때에는 안경을 끼고서도 마주오는 동무들의 얼굴조차 제대로 가려보지 못하였다.
  사람의 몸값이 천냥이라면 눈이 팔백냥이라고 하였다.
  눈이 어두워 앞을 잘 보지 못하는 그 안타까움은 겪어본 사람이 아니고서는 아마 다 알수 없을것이다.
  어머니도 꽃나이 처녀가 두터운 도수안경을 끼고 다니는것이 안타까워 홀로 한숨을 쉬신적도 한두번이 아니였다.
  류경안과종합병원이 세워진후 나의 마음은 늘 그리로 달리였다.
  나처럼 시력이 나빴던 환자들이 정상눈으로 되고있다는 말을 들은후로는 잠이 다 오지 않았다.
  나도 그렇게 될수 있을가?
  나는 오늘 그 진실을 나의 두 눈으로 확인하였다.
  너무 고마워 무엇으로라도 인사를 하고싶은데 의사선생님들은 한 처녀가 도수높은 안경을 벗게 된 이 큰 사실마저 매우 례사로운듯 조용히 미소를 질뿐이다.
  뜨거운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시력이 좋아진것이 기뻐서만이 아니였다.
  평범한 로동자의 딸을 귀히 안아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생으로 내세워주고 오늘은 이렇게 어머니도 가셔주지 못한 마음속 상처를 헤아려 밝은 눈을 안겨준 당의 은덕이 고마워서였다.
  오늘따라 이땅의 모든것이 더 아름다와 보인다.
  아니, 지금껏 무심히 여기고 응당하게 여겨온 그 모든것에 참다운 아름다움이 깃들어있음을 새삼스레 보게된것이다.
  나는 눈만 밝아진것이 아니라 내 마음도 밝아진것을 알았다.
  이 밝아진 마음으로 이땅을 더 아름답게 가꾸련다.
  밝아진 눈으로 내조국의 더 밝은 래일을 안아보며.(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