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저녁이다.
  집문앞에 다달은 정은아녀성은 전에없이 마음을 바재이며 오래도록 문손잡이를 잡지 못하였다.
  며칠째 이상스레 자기를 피하는듯 싶은 시부모들의 거동이 아무리 생각해도 리유를 알수 없었다.
  사실 시집온 첫날부터 은아에게는 열정을 바쳐가는 교육사업외에 또 한가지 즐거운 일감이 생겨났다.
  그것은 시부모들을 상대로 저녁마다 펼치게 되는 류다른 《수업》이였다.
  올해 26살인 그가 시집문턱을 넘어선지는 1년도 안되는데다 남편마저 자주 출장중이여서 다른 녀성들같으면 많은것이 서먹서먹할터이지만 은아는 달랐다.
  아들 둘을 키우며 처녀애를 한번 키워보았으면 하고 늘 소망하였는데 귀한 교원며느리를 맞았다며 온갖 사랑을 부어주는 시부모들에게 적으나마 딸구실을 할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여기였던것이다.
  처녀때부터 《시부모를 모시지 않는 쪽을 택해야 한다.》는 같은 또래들의 말보다는 《부모를 모시는것이 도리에도 맞고 생활에도 도움이 된다.》는 선배들의 말을 더 존중해온 그였다. 
  실지로 그는 매일 녹초가 되여 집에 들어서다가도 종일 그만을 기다린듯 《특식을 만들었다.》, 《사과를 맛보렴.》하고 분주히 권하며 《오늘은 또 무슨 일이 있었느냐?》고 살틀히 물어주는 시부모들에게 자기가 맡은 학급학생들의 엉뚱한 취미며 지어 애꾸러기들에 대해서까지 터  놓군 하였는데 시부모들은 그것이 즐거운듯 때로는 놀랄만 한 대응방안까지 내놓으며 조언을 주기도 하였다.
  그래서 남편이 출장중이여도 퇴근걸음은 늘 가볍기만 하였는데 웬일인지 요 며칠째는 시부모들이 전과 같지 않았다.
  밥술을 놓기 바쁘게 서둘러 방으로 올라가는 시아버지며 시집온 첫날부터 어김없는 자신의 일로 여겨온 저녁설겆이마저 제가 하겠노라고 한사코 며느리의 등을 떠밀어 방으로 들여보내는 시어머니의 모습에 되려 눈물까지 날번하였다.
  뭘 잘못한게 있는가고 물어도 그런게 전혀 아니라고 웃으면서도 도저히 전같지 않은 시부모들, 갑자기 왜 그럴가? 이래서 시집살이가 힘들다고 하는지…
  출장간 남편이 더더욱 그리워지기만 하였다.
  …
  어차피 열어야 할 문인데 하고 무거운 마음으로 손잡이를 쥐는데 안쪽에서부터 문이 벌컥 열리며 시아버지의 환한 얼굴이 나타났다.
  《늦어진다 했는데 오는구나.》하며 반갑게 맞아들인다.
  《래일은 일요일인데 휴식하겠지?》들어서자 묻는 말에 《예.》하고 대답은 하면서도 서둘러 휴식에 대해 묻는것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야 그는 시부모들의 인자한 눈빛을 마주보며 속깊은 그들의 마음을 잠시나마 몰리해한 자신을 질책하였다.
  교원며느리를 맞이한것을 더없는 자랑으로 여기며 한생 교원직업을 놓지 말라고 입버릇처럼 외우는 시부모들, 그들이 며칠전에 며느리에 대한 자랑을 늘여놓다가 동네사람들한데서 말을 들었다고 한다.
  며느리가 곱다고 밤새 앉혀놓고 말을 시키면 종일토록 수업을 했을 그가 얼마나 피곤하겠느냐고, 잠이 제일 그리울 교원일텐데 잠시라도 쉬게 하는게 돕는거라고.
  두 늙은이는 정신이 번쩍 들었다.
  딸자식이면 그 피곤을 몰라봤으랴 하며 그날부터 하고싶은 모든 말을 미루며 토요일만 손꼽아 기다려왔다.
  일요일엔 늦잠을 자도 될터이니 그동안 듣고싶었던 말을 모두 그때 듣자고…
  마치 교원의 얼굴을 신비스레 바라보는 학생들의 천진한 눈빛과도 같이 며느리의 얼굴을 자랑스레 지켜보며 무슨 말이든 어서 하길 바라는 시부모들의 정깊은 눈빛앞에서 은아는 전같이 쉬이 입을 열수가 없었다.
  시부모들의 그 진정을 알아서라도 맡은 교육사업을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 한생을 교육자로 살며 부모들을 기쁘게 해드려야 한다는 의무감에 가슴이 뿌듯해왔다.